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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구정책 변화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by 손경제 2023.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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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서스의 인구론

 

 영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멜서스(1766~1834)는 그의 저서 '인구론'에서 빈곤에서 멋어나기 위해서는 인구를 줄여야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맬서스가 주목한 것은 식량과 인구의 증가 속도였는데 식량은 정해진 토지에서 수확하므로 증가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인구는 그와 달리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주장이였습니다. 식량의 증가 속도가 인구의 증가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인구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궁핍해질 수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당시 영국은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였는데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하려는 미국과 전쟁을 겪었고 빈민의 증가, 계급 간 대립 등 산업 혁명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맬서스는 사회문제로 대두되던 빈곤을 인구 증가라는 현상으로 분석하려고 했고 인구는 질병, 전쟁 등에 의해 조절되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자녀의 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맬서스의 이론은 이후 한국, 중국 등의 산아 제한 정책에도 영향을 주었고 인구 관련 연구와 논쟁에서도 여전히 활발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경제학자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인구 증가가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영국 고전 경제학파의 시조인 애덤 스미스(1723~1790)는 1776년 발표한 '국부론'에서 "어떤 나라든 그 나라의 번영 정도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척도는 인구의 증가 수이다"라고 썼고 그 나라의 인구수가 아니라 '인구의 증가 수'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당시의 경제학자들은 유럽의 인구 감소가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걱정했고 자원이 풍족함에도 빈곤을 겪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인구 부족이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정책

 2022년 11월 세계 인구는 80억명을 돌파했고 우리나라는 2023년 3월 기준 약 5,100만명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기준으로 향후 10년간 약 6만 명 정도 감소해, 2070년에는 3,766만 명(1979년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2070년은 전체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고령 인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상되는 2070년의 중위 연령(전체 인구를 연령 순서대로 나열할 때 한가운데 있게 되는 사람의 연령)은 62세를 넘습니다. 총인구의 절반, 즉 2명 중 1명이 62세 이상이라는 의미입니다. 총부양비의 변화를 통해서도 인구 구조의 변화를 확인해 볼 수 있는데 2070년의 총부양비는 2023년에 비해 큰 폭으로 높아질 전망입니다. 고령 인구의 증가가 사회 전반의 부양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의 인구 구조 변화를 통해 예측해 볼 수 있는 '정해진 미래'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인구학자 조영태의 '정해진 미래'라는 저서에서 인구학적 관점에서 미래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보고 인구 구조의 변화 양상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52년부터 1995년까지 인구 증가 억제 정책을 추진했었는데 가파른 인구 증가가 경제 성장을 방해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였습니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의 인구 정책 표어를 보면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표현들이 등장합니다. "덮어 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무서운 핵폭발, 더 무서운 인구 폭발" 등 산아 제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볼 수 있습니다. 정부는 전국 보건소에 가족계획 상담실까지 설치하고 피임 시술을 지원하는 등의 인구 증가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1995년까지 이어갑니다. 2000년대 들어서야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그 심각성이 커지면서 정부의 대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005년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법'이 제정되었고 산전 검사료 지원, 보육 시설 확충, 보육료 지원 등과 같은 출산과 양육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세부 과제들이 시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다른 나라들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스웨덴은 여성 고용 촉진과 남성 육아 휴직 활성화를 통해서 출산율을 끌어 올리려고 했고 직장과 가정에서 성별 격차를 줄이는 것을 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설정했습니다. 부모 휴가 480일 중 최대 90일 이상은 남성이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등 남성과 여성이 육아 부담을 나눌 수 있도록 사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였고 정책으로 뒷받침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다양한 가족 수당, 맞춤형 보육 서비스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정책들을 시행했고 이는 출산율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0년 기준 스웨덴의 출산율은 1.66명, 프랑스는 1.79명으로 OECD평균 1.59명보다 높습니다. 두 나라의 사례를 보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청년 세대가 출산을 두려워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경제 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일자리와 부모가 함께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 돌봄 공백을 채울 수 있는 공공 보육 서비스가 두루두루 갖춰져야 합니다. 

 인구 구조의 변화는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데, 고령화는 부양 부담과 복지 측면의 문제를 만들고 생산 연령 인구 감소는 노동력 부족과 경제 성장 둔화를 야기하는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제들이 연달아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감소하면 해당 지역의 일자리 또한 줄어들고 그럼 청년 세대는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이동, 그 지역의 고령화는 더 빨라집니다. 지역의 고령화는 생활 복지,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생활 여건이 나빠지면 나빠지는대로 인구 감소가 나타나는 악순환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인구 감소를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현실적인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을 결정하는 것은 인구가 아니고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충분히 노동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고, 출생을 통해 인구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면 이민자를 적극 받아들여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에서 인구수와 인구 구조의 변화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은 미리 대비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물론 미래는 매번 우리가 예측한 대로만 흘러가지만은 않을 테고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기예보를 참고해 우산을 미리 챙기는 것처럼 인구의 변화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지금 현재를 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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